전시소개
차종례 작가는 매일 10cm 내외의 나무조각을 깎고 다듬는다. 단단하지만 따뜻한 물성을 지닌 나무를 다듬고 붙이며 공을 들이는 작업 방식은 ‘노동’과 ‘시간’이라는 키워드로 정립된다. 노동의 과정을 통해 거칠었던 나무는 자연의 에너지를 내포한 서정적 패턴이 되고 켜켜이 쌓인 나무 조각들은 인고의 시간을 이겨낸 결과물이 된다.
작가는 오랜 시간 동안 원뿔, 원형, 물결 형태를 탐구하는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각각의 형태는 상승, 운동, 확산을 상징한다. 이 형태들은 작가의 손길을 거치며 숨을 쉬는 듯 한 생명력을 가진 채 작품 속에서 생동한다. 등고선을 닮아 거침없이 뻗어 나가는 곡선은 자연 에너지의 연속성을 서정적 패턴으로 형상화했다. 이것은 삶의 연속성을 표현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깎고 다듬어 켜켜이 붙인 나무로 노동의 시간을 쌓아가는 작가의 ‘드러내기 드러나기’ 연작 총 10여점을 소개한다. 신작에서 찾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곡선은 부드러운 천을 펼쳐놓은 듯 하다. 보자기의 주름 같기도 하고 등고선 같기도 한 부드러운 물결들은 독특한 리듬감과 율동감을 가지고 생동감 있게 퍼져나간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30여년의 세월을 보내온 나무 작업의 현재와 그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작가노트
매일 10cm 내외의 나무 조각을 깎고 다듬는 노동을 하며 나에게 의미 있는 시간을 쌓아간다. 이것은 나의 작업 세계를 관통하는 중요한 키워드인 ‘노동’과 ‘시간’을 의미한다. 그러나 반복되고 지루한 노동의 시간 속에서 처음의 생각과 이미지를 지속시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30여 년 가까이 원뿔, 원형, 혹은 웨이브 형태를 탐구했다. 수평적 상태를 뚫고 나올 수 있는 형태이자 하늘과 맞닿을 수 있는 형태인 원뿔, 비물질적 기운을 가진 에너지의 운동을 표현하는 원형, 그리고 연속적 생명력을 가진 에너지의 확산을 가시와 시키는 웨이브형으로 작품은 발전하며 전개되었다.
최근에는 켜켜이 붙여진 나무 막대가 부드러운 천을 펼쳐 놓은 듯, 자연스러운 등고선을 그리며 퍼져나가며 리듬감과 율동감을 가지도록 표현하고 있다. 이는 언덕 위에 펼쳐진 대지이자 끝없이 연결된 산맥을 조감하게 한다. 한 지점의 심연에서 끓어 올라 그 힘에 봉긋 올라선 액체가 현재 진행형으로 - 삶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제시하듯- 이리저리 살아 꿈틀거리며 무한한 생명력으로 퍼져나간다. 거침없이 뻗어 나가는 등고선은 자연 에너지의 연속성을 서정적 패턴으로 형상화하며 삶의 연속성을 표현한다.
세월의 흐름에 따른 작품의 변화와 함께 감상자의 시선도 나에게는 중요한 부분이다. 주된 작품의 제목인 Expose exposed(드러내기 드러나기)는 나의 의도와 감상자의 상상력을 능동태와 수동태의 이중 구조로 표현한 것이다. 작품은 자연일 수도 우주일 수도 혹은 감상자의 단순 복잡한 심상일 수도 있다. 주어진 정보 없이 감상자가 작품과 대면해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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