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디아스포라영화제
환대의 도시 인천에서 디아스포라영화제를 개최합니다.
[2025 디아-하이라이트] 디아스포라영화제 자원활동가 디아이즈는 무슨 일을 할까?
영화제의 '눈'이자 '정의'! 자원활동가 디아이즈 모집이 진행중입니다💫 디아이즈 홍보팀이 직접 제작한 디아이즈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운영팀, 상영관팀, 홍보팀의 생생한 활동 현장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 제13회 디아스포라영화제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칠 디아이즈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 풀버전은 디아스포라영화제 유튜브 채널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 디아이즈 지원하기 👉 volunteer.diaff.org 🎬 제13회 디아스포라영화제 13th Diaspora Film Festival 2025.05.16. ~ 05.20. 인천아트플랫폼, 애관극장, 인천미림극장 ⠀⠀ #디아스포라 #디아스포라영화제 #디아이즈 #자원활동가 #인천 Song: Lights Composer: Roa Website: https://youtube.com/c/RoaMusic License: Free To Use YouTube license youtube-free Music powered by BreakingCopyright: https://breakingcopyright.com
[2025 디아-하이라이트] 진짜의 모습은 외려 가짜같은 디아스포라의 역설
작년 디아스포라영화제에서 열린 라운드테이블 ‘지금 여기, 떠도는 영화의 노에마(noema)’에서 유운성 평론가는 디아스포라 영화의 재현과 프리젠테이션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디아스포라가 대중에게 어떤 방식으로 수용되는지에 따라, 그 표현 방식 역시 신중하게 고민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운성 평론가는 "패스트 라이브즈" 속 "베리 코리안"이라는 대사를 언급하며, 외국인들이 '한국인'을 하나의 정체성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한국인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즉, 단순히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다 같은 한국인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아니라, 그들이 익숙하게 예상하는 '한국적인 모습'이 따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디아스포라 관점에서 바라보면, 영화 속 디아스포라적 경험이 관객에게도 익숙한 방식으로 전달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너무 디아스포라 같아서 오히려 가짜처럼 느껴진다."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디아스포라 영화를 볼 때조차 특정한 '디아스포라적인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는 말이죠. 그렇다면, 디아스포라의 의미를 해치지 않으면서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풀버전은 디아스포라영화제 유튜브 채널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 제13회 디아스포라영화제13th Diaspora Film Festival2025.05.16. ~ 05.20.인천아트플랫폼, 애관극장, 인천미림극장
[2025 디아-하이라이트] 호명 안에서 분열적으로 본인을 규정해야 하는 창작자들
작년 디아스포라영화제에서는 영화와 전시 작품의 모호한 경계에 대해 짚어본 전시 '보더리스 시네마'와 연계하여'떠도는 영화의 노에마'를 주제로 한 이승민, 유운성, 조혜영 영화평론가, 정재경 미술작가의 토크가 진행되었습니다. 어디에서는 '감독'이라 불리고, 또 어디에서는 '작가'라고 불리우며 분열적으로 본인을 규정해야 하는 창작자들의 현실이어떤 때는 '배달기사'이고, 또 어떤 때는 '사장님'이 되는 플랫폼 노동자와 겹쳐 보이기도 합니다.⠀풀버전은 디아스포라영화제 유튜브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제13회 디아스포라영화제13th Diaspora Film Festival2025.05.16. ~ 05.20.인천아트플랫폼, 애관극장, 인천미림극장
[디아라이브러리] '절멸수용소'가 되어버린 가자 지구
관객 여러분이 영화뿐만 아니라 폭넓은 문화예술 장르 안에서‘디아스포라’를 이해하실 수 있도록 '디아스포라' 관련 도서들을 소개해드리는 코너! 2025 디아라이브러리2025 DIA library 올해도 '디아스포라'를 다방면으로 연구해오신 이종찬 선생님께서 필자로 함께합니다. 어렵기도 하지만, 결코 우리와 멀리 있지 않은 ‘디아스포라’를보다 쉽고 편안하게, 마치 가까운 지인에게 띄우는 짧은 편지글과 같은 느낌으로 소개해주신 올해의 첫번째 추천도서는『가자란 무엇인가』 (오카 마리 지음, 김상운 옮김, 2024) ‘절멸수용소’가 되어버린 가자 지구 흔히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를 “천장이 없는 세계 최대의 야외 감옥”이라고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감옥 그 이상입니다. 죄수가 무차별적으로 죽임을 당하는 이런 감옥이 있습니까? 적어도 2023년 10월 7일 이후의 가자 지구를 “세계 최대의 야외 감옥”이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되었습니다. 감옥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요. 이제는 절멸수용소입니다. (197쪽) 무언가가 화염에 불타는 꿈을 꾸었다. 불길에 휩싸인 대상이 무엇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그것이 사람을 통째로 삼켜버릴 정도로 맹렬히 타오르는 기세였다는 감각만큼은 또렷하고 분명하다. 비록 꿈이었지만 그 실감이 너무나도 손에 잡힐 듯 구체적이어서 스스로도 놀랄 정도였다. 어찌하여 나는 지금 시점에 그러한 꿈을 꾸게 되었던 것일까. 몇 해 전 북악산 깊은 산자락에 외따로 놓인 단독주택에 살았었다. 대중교통조차 닿지 않고 기본적인 생활 편의 시설도 전무한 지역이었지만 그 대신 서울 도심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멋들어진 자연 풍광을 생활 공간으로 품고 있는 나름의 장점도 확실한 집이었다. 결과적으로 그 집에 살았던 기간은 2년여 정도에 불과하지만 그 집이 화재로 불타 전소되었다는 소식을 얼마 전 접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을까? 그 집에 반려동물이 함께 살고 있었다면 그 역시 무사했을까?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하마스 전투원들의 월경 기습 공격 이후 곧바로 가자 지구를 향한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공격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가자 지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화재 현장이 되어버렸다.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은 해가 두 번이나 바뀐 2025년 1월 중순에 이르러서야 겨우 소강상태에 접어들었고 곧이어 단계적 휴전에 돌입했다.(하지만 그마저도 지금은 다시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최악의 상황이다.) 그즈음 우연히 언론을 통해 접했던 사진 한 장을 잊을 수가 없다. 무려 1년이 넘도록 이어진 이스라엘의 끈질기고 맹렬한 공격으로 인해 가자 지구 남쪽으로 내몰렸던 일군의 팔레스타인인들이 휴전 협상 개시와 함께 다시 집으로 향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었다. 이미 거의 모든 기반 시설이 파괴되었고, 잔해더미 속 사망자들조차 제대로 수습되지 못한 채 방치된 그곳은 사실상 폐허나 다름없는 곳이다. 그런 참혹한 장소일지언정 팔레스타인인들은 제 발로 직접 뚜벅뚜벅 되돌아가고 있는 것이었다. 절박한 심정이 되어 간청하고만 싶어졌다. 왜 그런 지옥으로 기어이 다시 제 발로 돌아가느냐고, 가지 말라고, 너무 위험하지 않으냐고. 사진 속 팔레스타인인들은 이런 우리들의 간곡한 만류에 흡사 이렇게 답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지만 그곳이 우리의 집입니다. 이스라엘의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공격이 아니어도 가자 지구는 이미 죽음이 일상화되어 있는 곳이었다. 가자 지구는 2007년 하마스가 집권한 이후 이스라엘에 의해 전면 봉쇄되었는데, 이는 가자 지구 내에 이렇다 할 최소한의 생활 편의 시설도, 하수 처리 시설도, 전기도 없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말 그대로 ‘살아 있는 죽음’(living death)에 다름 아니다. 팔레스타인 난민 2세 사회학자 사리 하나피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처한 극한의 상황을 두고 ‘스페이시오사이드’(spaciocide)라는 표현으로 명명한 바 있다. ‘스페이스’(공간) 그리고 ‘사이드’(죽이다)의 합성어로 ‘공간을 죽인다’는 뜻. 팔레스타인인들의 생활 터전 자체를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파괴시키는 것인 만큼 이것은 사실상 직접적으로 사람을 향하는 것보다도 더 교묘하고 악랄한 방식의 살해와 다름없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자살을 죄악시한다. 자살을 타인을 죽이는 것과 같은 수준의 심각성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는 자살과 타살의 경계가 불분명한 기묘한 죽음들이 숱하게 발생한다. 가령 이런 식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 경계 지점인 출입 금지 구역으로 무모할 정도로 느닷없이 돌진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이스라엘 군인들에 의해 저격당해 허무하다 못해 어이없는 죽임을 당한다. 압제자의 총에 맞아 죽는 것이니 그들은 그저 민족해방 전투에서 죽은 것일까? 아니면 이런 죽음도 있다. 팔레스타인에서는 추락사의 비율이 기이하리만치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이 그저 단순히 발을 헛디뎌서 죽은 사고사일까? 실상은 다음과 같다. 자살을 기도하는 이가 스스로의 목숨을 포기하려 하는 극한의 상황에서조차 그것이 자살이 아니라 타살인 것처럼 자신의 죽음을 위장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정녕 이것은 자살인가, 타살인가. 2024년 10월, 가자 지구 팔레스타인 인권센터 대표이자 변호사인 라지 슬라니는 미국의 독립 미디어 프로그램 <데모크라시 나우!>에 출연하여 여러 번 힘주어 강조했다. “‘우리는 착한 희생자(Good Victim)’가 될 생각이 없습니다. 가자 지구를 떠나지 않을 생각입니다.” 당시는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 지구 북쪽 주민들을 향해 목숨을 구하고 싶으면 어서 남쪽으로 피난하라고 위협적인 언사로 경고하던 때였다. 라지 슬라니의 목소리에는 팔레스타인이 처한 ‘구조적 죽음’이라는 참혹한 현실이 결정적으로 가로놓여 있었지만, 이스라엘과 서구 지역의 적지 않은 언론들은 그의 발언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방패막이로 삼아 사지로 내모는 무책임한 언사라며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이는 팔레스타인계 미국 지식인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Said)가 생전에 눈 밝게 간파한 언론의 문제적인 경향을 떠올리게 한다. 팔레스타인 문제를 일견 보도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은 편향적 태도로 핵심 문제를 감추고 있다는 의미에서 사이드는 이를 ‘커버링 이슬람’(covering Islam)이라 비판적으로 명명한 바 있다. 다시 꿈 이야기로. 꿈속에서 시커멓게 불타오르는 화염을 보았던 즈음, 나는 이스라엘의 무차별 폭격으로 무너져 내린 가자 지구의 어느 민간 병원에 대한 기억을 안고 있었다. 가자 지구의 희생자들 대부분은 비(非)전투원인 여성과 아이들로 알려져 있다. 살기 위해 실려 온 이들이 다른 곳도 아닌 병원에서 그토록 비참하게 죽어나가야 했던 것이다. 일본의 아랍 문학 연구자 오카 마리가 가자 지구를 두고 ‘세계 최대의 야외 감옥’이라는 수식어조차 이제는 완곡한 표현이라고, 그곳은 “절멸수용소”에 다름 아니라고 한탄했던 것은 조금도 과장이 아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제2의 유대인, 현대의 유대인이 되어 버렸습니다.”(77쪽)2023년 10월 18일, 미국의 유대계 시민 500여 명이 기습적으로 미 의회 시설을 점거하는 시위를 펼치며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나는 유대인이기 때문에 유대교의 가르침에 입각해 지금 이스라엘이 저지르고 있는 일을 비판한다.” 그들이 판단의 준거점으로 삼았던 것은 ‘홀로코스트’, 즉 과거 자신의 선조들이 나치 독일에 당했던 집단학살의 기억이었다. 과거의 피해자가 고스란히 현재의 가해자가 되어버리고 말다니, 이보다 더한 역사의 아이러니가 또 있을까. 이종찬 에세이스트. 대학(원) 영문과에서 문예비평 및 문화이론을 공부하고, 비판적 문화연구 집단 ‘문화사회연구소’에서 활동했다. 경계의 사유로부터 촉발된 문학과 예술의 사회적 존재론에 관심이 많다.
[2025 디아-하이라이트] 디아스포라영화제 자원활동가 디아이즈는 무슨 일을 할까?
영화제의 '눈'이자 '정의'! 자원활동가 디아이즈 모집이 진행중입니다💫 디아이즈 홍보팀이 직접 제작한 디아이즈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운영팀, 상영관팀, 홍보팀의 생생한 활동 현장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 제13회 디아스포라영화제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칠 디아이즈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 풀버전은 디아스포라영화제 유튜브 채널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 디아이즈 지원하기 👉 volunteer.diaff.org 🎬 제13회 디아스포라영화제 13th Diaspora Film Festival 2025.05.16. ~ 05.20. 인천아트플랫폼, 애관극장, 인천미림극장 ⠀⠀ #디아스포라 #디아스포라영화제 #디아이즈 #자원활동가 #인천 Song: Lights Composer: Roa Website: https://youtube.com/c/RoaMusic License: Free To Use YouTube license youtube-free Music powered by BreakingCopyright: https://breakingcopyright.com
[2025 디아-하이라이트] 진짜의 모습은 외려 가짜같은 디아스포라의 역설
작년 디아스포라영화제에서 열린 라운드테이블 ‘지금 여기, 떠도는 영화의 노에마(noema)’에서 유운성 평론가는 디아스포라 영화의 재현과 프리젠테이션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디아스포라가 대중에게 어떤 방식으로 수용되는지에 따라, 그 표현 방식 역시 신중하게 고민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운성 평론가는 "패스트 라이브즈" 속 "베리 코리안"이라는 대사를 언급하며, 외국인들이 '한국인'을 하나의 정체성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한국인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즉, 단순히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다 같은 한국인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아니라, 그들이 익숙하게 예상하는 '한국적인 모습'이 따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디아스포라 관점에서 바라보면, 영화 속 디아스포라적 경험이 관객에게도 익숙한 방식으로 전달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너무 디아스포라 같아서 오히려 가짜처럼 느껴진다."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디아스포라 영화를 볼 때조차 특정한 '디아스포라적인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는 말이죠. 그렇다면, 디아스포라의 의미를 해치지 않으면서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풀버전은 디아스포라영화제 유튜브 채널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 제13회 디아스포라영화제13th Diaspora Film Festival2025.05.16. ~ 05.20.인천아트플랫폼, 애관극장, 인천미림극장
[2025 디아-하이라이트] 호명 안에서 분열적으로 본인을 규정해야 하는 창작자들
작년 디아스포라영화제에서는 영화와 전시 작품의 모호한 경계에 대해 짚어본 전시 '보더리스 시네마'와 연계하여'떠도는 영화의 노에마'를 주제로 한 이승민, 유운성, 조혜영 영화평론가, 정재경 미술작가의 토크가 진행되었습니다. 어디에서는 '감독'이라 불리고, 또 어디에서는 '작가'라고 불리우며 분열적으로 본인을 규정해야 하는 창작자들의 현실이어떤 때는 '배달기사'이고, 또 어떤 때는 '사장님'이 되는 플랫폼 노동자와 겹쳐 보이기도 합니다.⠀풀버전은 디아스포라영화제 유튜브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제13회 디아스포라영화제13th Diaspora Film Festival2025.05.16. ~ 05.20.인천아트플랫폼, 애관극장, 인천미림극장
[디아라이브러리] '절멸수용소'가 되어버린 가자 지구
관객 여러분이 영화뿐만 아니라 폭넓은 문화예술 장르 안에서‘디아스포라’를 이해하실 수 있도록 '디아스포라' 관련 도서들을 소개해드리는 코너! 2025 디아라이브러리2025 DIA library 올해도 '디아스포라'를 다방면으로 연구해오신 이종찬 선생님께서 필자로 함께합니다. 어렵기도 하지만, 결코 우리와 멀리 있지 않은 ‘디아스포라’를보다 쉽고 편안하게, 마치 가까운 지인에게 띄우는 짧은 편지글과 같은 느낌으로 소개해주신 올해의 첫번째 추천도서는『가자란 무엇인가』 (오카 마리 지음, 김상운 옮김, 2024) ‘절멸수용소’가 되어버린 가자 지구 흔히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를 “천장이 없는 세계 최대의 야외 감옥”이라고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감옥 그 이상입니다. 죄수가 무차별적으로 죽임을 당하는 이런 감옥이 있습니까? 적어도 2023년 10월 7일 이후의 가자 지구를 “세계 최대의 야외 감옥”이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되었습니다. 감옥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요. 이제는 절멸수용소입니다. (197쪽) 무언가가 화염에 불타는 꿈을 꾸었다. 불길에 휩싸인 대상이 무엇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그것이 사람을 통째로 삼켜버릴 정도로 맹렬히 타오르는 기세였다는 감각만큼은 또렷하고 분명하다. 비록 꿈이었지만 그 실감이 너무나도 손에 잡힐 듯 구체적이어서 스스로도 놀랄 정도였다. 어찌하여 나는 지금 시점에 그러한 꿈을 꾸게 되었던 것일까. 몇 해 전 북악산 깊은 산자락에 외따로 놓인 단독주택에 살았었다. 대중교통조차 닿지 않고 기본적인 생활 편의 시설도 전무한 지역이었지만 그 대신 서울 도심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멋들어진 자연 풍광을 생활 공간으로 품고 있는 나름의 장점도 확실한 집이었다. 결과적으로 그 집에 살았던 기간은 2년여 정도에 불과하지만 그 집이 화재로 불타 전소되었다는 소식을 얼마 전 접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을까? 그 집에 반려동물이 함께 살고 있었다면 그 역시 무사했을까?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하마스 전투원들의 월경 기습 공격 이후 곧바로 가자 지구를 향한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공격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가자 지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화재 현장이 되어버렸다.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은 해가 두 번이나 바뀐 2025년 1월 중순에 이르러서야 겨우 소강상태에 접어들었고 곧이어 단계적 휴전에 돌입했다.(하지만 그마저도 지금은 다시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최악의 상황이다.) 그즈음 우연히 언론을 통해 접했던 사진 한 장을 잊을 수가 없다. 무려 1년이 넘도록 이어진 이스라엘의 끈질기고 맹렬한 공격으로 인해 가자 지구 남쪽으로 내몰렸던 일군의 팔레스타인인들이 휴전 협상 개시와 함께 다시 집으로 향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었다. 이미 거의 모든 기반 시설이 파괴되었고, 잔해더미 속 사망자들조차 제대로 수습되지 못한 채 방치된 그곳은 사실상 폐허나 다름없는 곳이다. 그런 참혹한 장소일지언정 팔레스타인인들은 제 발로 직접 뚜벅뚜벅 되돌아가고 있는 것이었다. 절박한 심정이 되어 간청하고만 싶어졌다. 왜 그런 지옥으로 기어이 다시 제 발로 돌아가느냐고, 가지 말라고, 너무 위험하지 않으냐고. 사진 속 팔레스타인인들은 이런 우리들의 간곡한 만류에 흡사 이렇게 답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지만 그곳이 우리의 집입니다. 이스라엘의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공격이 아니어도 가자 지구는 이미 죽음이 일상화되어 있는 곳이었다. 가자 지구는 2007년 하마스가 집권한 이후 이스라엘에 의해 전면 봉쇄되었는데, 이는 가자 지구 내에 이렇다 할 최소한의 생활 편의 시설도, 하수 처리 시설도, 전기도 없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말 그대로 ‘살아 있는 죽음’(living death)에 다름 아니다. 팔레스타인 난민 2세 사회학자 사리 하나피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처한 극한의 상황을 두고 ‘스페이시오사이드’(spaciocide)라는 표현으로 명명한 바 있다. ‘스페이스’(공간) 그리고 ‘사이드’(죽이다)의 합성어로 ‘공간을 죽인다’는 뜻. 팔레스타인인들의 생활 터전 자체를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파괴시키는 것인 만큼 이것은 사실상 직접적으로 사람을 향하는 것보다도 더 교묘하고 악랄한 방식의 살해와 다름없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자살을 죄악시한다. 자살을 타인을 죽이는 것과 같은 수준의 심각성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는 자살과 타살의 경계가 불분명한 기묘한 죽음들이 숱하게 발생한다. 가령 이런 식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 경계 지점인 출입 금지 구역으로 무모할 정도로 느닷없이 돌진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이스라엘 군인들에 의해 저격당해 허무하다 못해 어이없는 죽임을 당한다. 압제자의 총에 맞아 죽는 것이니 그들은 그저 민족해방 전투에서 죽은 것일까? 아니면 이런 죽음도 있다. 팔레스타인에서는 추락사의 비율이 기이하리만치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이 그저 단순히 발을 헛디뎌서 죽은 사고사일까? 실상은 다음과 같다. 자살을 기도하는 이가 스스로의 목숨을 포기하려 하는 극한의 상황에서조차 그것이 자살이 아니라 타살인 것처럼 자신의 죽음을 위장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정녕 이것은 자살인가, 타살인가. 2024년 10월, 가자 지구 팔레스타인 인권센터 대표이자 변호사인 라지 슬라니는 미국의 독립 미디어 프로그램 <데모크라시 나우!>에 출연하여 여러 번 힘주어 강조했다. “‘우리는 착한 희생자(Good Victim)’가 될 생각이 없습니다. 가자 지구를 떠나지 않을 생각입니다.” 당시는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 지구 북쪽 주민들을 향해 목숨을 구하고 싶으면 어서 남쪽으로 피난하라고 위협적인 언사로 경고하던 때였다. 라지 슬라니의 목소리에는 팔레스타인이 처한 ‘구조적 죽음’이라는 참혹한 현실이 결정적으로 가로놓여 있었지만, 이스라엘과 서구 지역의 적지 않은 언론들은 그의 발언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방패막이로 삼아 사지로 내모는 무책임한 언사라며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이는 팔레스타인계 미국 지식인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Said)가 생전에 눈 밝게 간파한 언론의 문제적인 경향을 떠올리게 한다. 팔레스타인 문제를 일견 보도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은 편향적 태도로 핵심 문제를 감추고 있다는 의미에서 사이드는 이를 ‘커버링 이슬람’(covering Islam)이라 비판적으로 명명한 바 있다. 다시 꿈 이야기로. 꿈속에서 시커멓게 불타오르는 화염을 보았던 즈음, 나는 이스라엘의 무차별 폭격으로 무너져 내린 가자 지구의 어느 민간 병원에 대한 기억을 안고 있었다. 가자 지구의 희생자들 대부분은 비(非)전투원인 여성과 아이들로 알려져 있다. 살기 위해 실려 온 이들이 다른 곳도 아닌 병원에서 그토록 비참하게 죽어나가야 했던 것이다. 일본의 아랍 문학 연구자 오카 마리가 가자 지구를 두고 ‘세계 최대의 야외 감옥’이라는 수식어조차 이제는 완곡한 표현이라고, 그곳은 “절멸수용소”에 다름 아니라고 한탄했던 것은 조금도 과장이 아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제2의 유대인, 현대의 유대인이 되어 버렸습니다.”(77쪽)2023년 10월 18일, 미국의 유대계 시민 500여 명이 기습적으로 미 의회 시설을 점거하는 시위를 펼치며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나는 유대인이기 때문에 유대교의 가르침에 입각해 지금 이스라엘이 저지르고 있는 일을 비판한다.” 그들이 판단의 준거점으로 삼았던 것은 ‘홀로코스트’, 즉 과거 자신의 선조들이 나치 독일에 당했던 집단학살의 기억이었다. 과거의 피해자가 고스란히 현재의 가해자가 되어버리고 말다니, 이보다 더한 역사의 아이러니가 또 있을까. 이종찬 에세이스트. 대학(원) 영문과에서 문예비평 및 문화이론을 공부하고, 비판적 문화연구 집단 ‘문화사회연구소’에서 활동했다. 경계의 사유로부터 촉발된 문학과 예술의 사회적 존재론에 관심이 많다.
[2025 디아-하이라이트] 디아스포라영화제 자원활동가 디아이즈는 무슨 일을 할까?
영화제의 '눈'이자 '정의'! 자원활동가 디아이즈 모집이 진행중입니다💫 디아이즈 홍보팀이 직접 제작한 디아이즈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운영팀, 상영관팀, 홍보팀의 생생한 활동 현장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 제13회 디아스포라영화제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칠 디아이즈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 풀버전은 디아스포라영화제 유튜브 채널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 디아이즈 지원하기 👉 volunteer.diaff.org 🎬 제13회 디아스포라영화제 13th Diaspora Film Festival 2025.05.16. ~ 05.20. 인천아트플랫폼, 애관극장, 인천미림극장 ⠀⠀ #디아스포라 #디아스포라영화제 #디아이즈 #자원활동가 #인천 Song: Lights Composer: Roa Website: https://youtube.com/c/RoaMusic License: Free To Use YouTube license youtube-free Music powered by BreakingCopyright: https://breakingcopyright.com
[2025 디아-하이라이트] 진짜의 모습은 외려 가짜같은 디아스포라의 역설
작년 디아스포라영화제에서 열린 라운드테이블 ‘지금 여기, 떠도는 영화의 노에마(noema)’에서 유운성 평론가는 디아스포라 영화의 재현과 프리젠테이션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디아스포라가 대중에게 어떤 방식으로 수용되는지에 따라, 그 표현 방식 역시 신중하게 고민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운성 평론가는 "패스트 라이브즈" 속 "베리 코리안"이라는 대사를 언급하며, 외국인들이 '한국인'을 하나의 정체성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한국인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즉, 단순히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다 같은 한국인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아니라, 그들이 익숙하게 예상하는 '한국적인 모습'이 따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디아스포라 관점에서 바라보면, 영화 속 디아스포라적 경험이 관객에게도 익숙한 방식으로 전달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너무 디아스포라 같아서 오히려 가짜처럼 느껴진다."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디아스포라 영화를 볼 때조차 특정한 '디아스포라적인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는 말이죠. 그렇다면, 디아스포라의 의미를 해치지 않으면서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풀버전은 디아스포라영화제 유튜브 채널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 제13회 디아스포라영화제13th Diaspora Film Festival2025.05.16. ~ 05.20.인천아트플랫폼, 애관극장, 인천미림극장
[2025 디아-하이라이트] 호명 안에서 분열적으로 본인을 규정해야 하는 창작자들
작년 디아스포라영화제에서는 영화와 전시 작품의 모호한 경계에 대해 짚어본 전시 '보더리스 시네마'와 연계하여'떠도는 영화의 노에마'를 주제로 한 이승민, 유운성, 조혜영 영화평론가, 정재경 미술작가의 토크가 진행되었습니다. 어디에서는 '감독'이라 불리고, 또 어디에서는 '작가'라고 불리우며 분열적으로 본인을 규정해야 하는 창작자들의 현실이어떤 때는 '배달기사'이고, 또 어떤 때는 '사장님'이 되는 플랫폼 노동자와 겹쳐 보이기도 합니다.⠀풀버전은 디아스포라영화제 유튜브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제13회 디아스포라영화제13th Diaspora Film Festival2025.05.16. ~ 05.20.인천아트플랫폼, 애관극장, 인천미림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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