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영 : One ordinary day
○ 전시개요
- 정수영의 작품 속에는 인물 없이 책, 가구, 오브제 등 다양한 사물만 등장하는데, 우리는 특정한 시공간에 놓인 이 사물들의 배치와 구성을 통해 주인의 취향, 습관, 관심사, 직업 등을 유추해볼 수 있다. 작가가 작업 소재로 차용한 평범해 보이는 ‘일상의 제품’은 지극히 개인적인 소품이면서 동시에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흔적이 묻어난다. 관람객은 작품 속 선반에 어지럽게 진열된 소품이나 방 한편에 쌓여 있는 책들을 보면서 개인의 사적 취향을 들여다볼 뿐 아니라 현시대를 반영한 소비와 갈망의 코드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전시일정 및 장소
- 행사 장소 : 노블레스 컬렉션
○ 전시내용
- 작품 ‘Serious Collector’에 나타난 동시대의 아이코닉한 오브제들은 MZ세대의 취향을 절묘하게 반영한다. 미술사적으로는 엄연히 ‘계보’가 다른 호크니의 아트 프린트와 브랑쿠시의 조각, 쿠사마의 아트 굿즈 등이 한 선반 위에 뒤섞여 있고 아이맥 컴퓨터 화면에는 리미티드 에디션 운동화를 구할 수 있는 ‘핫한’ 사이트가 엿보인다. 우리는 막 ‘폭풍 검색’을 하다가 잠시 자리를 뜬 것 같은 이 현장을 보면서 주변에 한 명쯤 있을 트렌드세터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Her New Living Room’과 ‘My Dec 2020’이란 작품에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고민이 담긴 오브제들이 등장한다. 커리어 가이드, 금융 투자, 육아와 관련한 책, 애견용 장난감과 수경 재배기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과 자아실현의 욕구 그리고 모성애가 혼재된 미혼 여성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특정한 시공간을 포착해 그리는 여느 작업과 달리 ‘Biographical Object’ 시리즈에서는 개별 사물을 따로 분리해 각각의 캔버스에 그려놓고 이들이 군상을 이루게끔 설치했다. 여기서 작가는 의도적으로 작품 속 사물을 더욱 평면적으로 표현하는데, 이는 대상을 그 자체의 용도나 목적에서 이탈시켜 하나의 이미지 기호로 변형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이렇게 변형된 기호는 제품으로서 본래 기능을 버리고 오로지 형태와 색감으로만 읽히게 된다. 그리고 관람객으로 하여금 각각의 작품을 다시 조합해 각자에게 의미 있는 조합이 되게끔 새로운 관계 속에서 주체의 해석을 기다린다. 기호로 표현된 제품들은 뉴노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흔한 일상 중 하루를 기록하는 실험인 것이다.
정수영 작가는 외조부의 천도재에 사용하던 삼베의 질감에서 영감을 받아 리넨 화폭의 바탕을 젯소로 다 덮지 않고 일부를 남겨둠으로써 그 자체를 화면을 구성하는 조형적 요소로 활용한다. 원단의 조직감이 날것 그대로 드러난 바탕의 색감은 마치 동양화의 여백을 보는 듯하다. 또 ‘역원근법’과 ‘다시점’ 방식을 적용해 정물을 표현하는데 이러한 요소로 인해 그녀의 작품은 현대적 ‘책가도’를 떠올리게 한다. 선비의 ‘격조’와 어울리는 소재를 그려 사랑방에 두던 책가도처럼 정수영의 작품은 오늘날 살롱을 대변하는 SNS의 바다를 떠도는 시대의 취향을 담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이전(2019년)에 기획한 이 전시의 주제 ‘Shelfie’는 작품 제작 중 맞이한 글로벌 팬데믹을 겪으며 ‘One Ordinary Day’로 바뀌었다. 작가는 런던에서 록다운 기간을 견뎌내며 이전에는 무심코 지나치던 일상의 공간을 유심히 관찰하게 되었고, 그 결과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에는 외출 제한으로 온라인 쇼핑에 의존하게 된 개인의 모습이나, 예전보다 많은 시간을 공유하게 된 가족에 대한 새로운 시선이 담겨 있다. 그리고 작가는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내재된 불안과 욕망을 심각하지 않은 장면으로 들추어내 보여주는 작업을 이번 전시의 메인 주제로 가져왔다. 2021년 여름을 지나고 있는 당신의 일상과 그 일상을 둘러싼 사물은 어떤 모습인가?
○ 관람신청(입장료 및 사전신청 등)
- 사전예약제로 관람가능 (네이버 모바일 티켓 제시)
○ 문의
- ☏ 02-540-5588
본 정보는 주최사가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코드엠"이 편집 및 그 표현방법을 수정하여 작성된 것이며 게재한 자료에 대한 오류와 사용자가 이를 신뢰하여 취한 조치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주최사 사정으로 인하여 관련 정보 및 일정이 변경될 수 있으니 주최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상세내용을 수시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